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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vs 벨기에식 와플 차이

by 맑은산책 2025. 8. 16.

와플사진

 

와플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프랑스식과 벨기에식은 모양부터 조리법, 맛과 식감, 먹는 문화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두 스타일을 비교해 보면 단순한 레시피 차이를 넘어, 각 나라의 식습관과 미식 문화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식 와플 – 바삭하고 가벼운 고프르의 매력

프랑스 북부와 벨기에 국경 근처에서 오랫동안 즐겨온 고프르(Gaufre)는 얇고 바삭하며 가벼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반죽은 밀가루, 달걀, 설탕, 우유, 버터,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만들며, 이스트를 넣지 않아 발효 시간이 필요 없습니다. 재료를 섞은 뒤 바로 구워도 충분히 맛과 질감이 살아나는 것이 장점입니다. 프랑스식 와플 틀은 홈이 얕아 반죽이 얇게 퍼지며, 굽는 시간은 짧지만 온도 조절이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는 겉이 타고 속은 덜 익고, 온도가 낮으면 바삭함이 덜합니다. 완성된 고프르는 표면이 매끄럽고 조직이 촘촘하며,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집니다. 릴(Lille) 지방에서는 두 장의 고프르 사이에 바닐라 버터크림, 초콜릿 가나슈, 라즈베리 잼을 넣은 ‘고프르 푸레(Gaufre Fourrée)’가 유명합니다. 구운 직후의 바삭함이 생명이라, 카페나 길거리 판매점에서도 즉석에서 굽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백하고 가벼운 맛 덕분에 커피, 홍차와 잘 어울리고, 치즈나 햄처럼 짭짤한 재료와도 무리 없이 조화를 이룹니다.

벨기에식 와플 – 발효와 설탕이 만드는 깊은 풍미

벨기에식 와플은 브뤼셀(Brussels) 스타일과 리에주(Liège) 스타일로 나뉩니다. 두 스타일 모두 이스트 발효가 필수인데, 이 과정이 풍미와 질감을 크게 좌우합니다. 브뤼셀 와플은 네모난 모양에 두껍고,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폭신합니다. 반죽에 달걀흰자를 머랭으로 만들어 넣으면 공기감이 더해져 부드러움이 살아납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긴 은은한 향과 촉촉한 속살 덕분에 과일, 생크림, 초콜릿 소스를 얹어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연출할 수 있어 카페 디저트로 인기가 많습니다. 리에주 와플은 둥글고 쫀득하며, 진한 단맛이 매력입니다. 반죽 속 펄슈거(진주 설탕)가 굽는 동안 녹아 표면을 캐러멜처럼 코팅하고, 씹을 때 바삭한 설탕 알갱이와 버터 향이 함께 느껴집니다. 최소 1시간 이상의 발효가 필요하며, 반죽 온도와 습도 유지가 품질을 좌우합니다. 벨기에에서는 리에주 와플을 길거리에서 간편하게 사 먹는 풍경이 흔하고, 포장 판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브뤼셀 스타일은 토핑과 함께 먹는 화려한 즐거움이 있고, 리에주 스타일은 토핑 없이도 충분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맛과 활용도, 그리고 선택의 기준

프랑스식 와플은 얇고 바삭하며 당도가 낮아 다양한 토핑 변주가 가능합니다. 치즈와 햄을 얹어 짭짤하게, 버터와 메이플 시럽을 더해 달콤하게, 또는 제철 과일과 요구르트를 곁들여 상큼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준비 시간이 짧아 홈카페 메뉴이나 가벼운 브런치로 적합합니다. 벨기에식 와플은 반죽 자체가 달콤하고 풍미가 진해 단독으로도 훌륭합니다. 브뤼셀 스타일은 크림과 과일,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시각적 만족도까지 높이고, 리에주 스타일은 별다른 토핑 없이도 깊은 단맛과 버터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조리 난이도에서는 프랑스식이 훨씬 간단하지만, 벨기에식은 발효와 숙성 덕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프랑스식은 가볍고 세련된 티타임에, 벨기에식은 특별한 날의 메인 디저트나 관광 명물로 즐기기 좋습니다. 두 가지 모두 직접 만들어 보면, 같은 밀가루와 버터, 설탕이라도 발효 여부와 두께, 굽는 방식 차이로 완전히 다른 매력이 탄생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프랑스식과 벨기에식 와플은 모두 와플이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맛과 식감, 먹는 문화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프랑스식은 얇고 바삭해 담백한 간식이나 티타임에 적합하고, 벨기에식은 발효와 설탕이 빚어낸 풍부한 맛과 식감으로 특별한 날의 디저트나 브런치에 잘 어울립니다. 두 가지를 모두 시도해 보면,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와 취향이 담긴 음식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비교하며 즐기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미식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