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와 함께 먹기 좋은 반찬을 떠올려보면 많은 사람들이 깔끔한 맛의 김치를 먼저 생각합니다. 김치 중에서도 깻잎김치는 짭조름하고 향긋한 맛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밥도둑 반찬으로 꼽히며, 밥상 위에 자주 오르는 메뉴입니다. 특히 장을 보러 갔을 때 싱싱한 깻잎이 눈에 들어오면 한 번쯤은 집에서 직접 깻잎김치를 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깻잎김치도 많지만, 직접 담가보면 의외로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재료도 간단하기 때문에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김치라고 하면 보통 절이는 과정이나 다듬는 일이 복잡하다고 느끼기 쉬운데, 깻잎김치는 그런 절차 없이 간단한 양념을 만들어 깻잎 사이사이에 바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하실 수 있습니다.
깻잎김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깻잎 100장 정도를 준비하시고, 간장, 물, 다진 마늘, 다진 파, 고춧가루, 매실청, 참기름, 통깨가 있으면 충분합니다. 깻잎은 잎이 너무 작거나 시들어 있는 것보다 넓고 선명한 초록색을 띠는 신선한 것을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깻잎에 잔털이 많기 때문에 한 장씩 흐르는 물에 씻어내는 것이 좋고, 그 후에는 채반에 받쳐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주셔야 양념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물기가 많으면 양념이 깻잎에 제대로 배지 않고 금방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 건조를 하거나 키친타월로 가볍게 눌러서 물기를 제거해도 괜찮습니다.
양념은 깻잎김치의 맛을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간장은 진간장을 사용할 경우 짠맛이 강할 수 있으므로 물과의 비율을 조절하여 적당한 농도를 맞춰주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간장 5큰술, 물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1큰술, 매실청 1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 정도가 적당한 비율입니다. 멸치육수를 소량 넣으면 감칠맛이 더해져 풍미가 깊어지고, 홍고추를 송송 썰어 넣으면 색감도 살아납니다. 다만 양파처럼 수분이 많은 재료는 오래 두고 먹기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당일 또는 이틀 안에 드실 양이라면 괜찮지만, 장기 보관을 원하신다면 양파는 생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양념을 섞을 때는 모든 재료가 고루 섞이도록 충분히 저어 주시고, 고춧가루가 불면서 양념이 너무 되직해지면 물을 한두 큰 술 추가하여 농도를 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양념이 완성되면 깻잎에 한 장씩 펴 바르는 과정을 시작합니다. 김치를 담글 용기에 깻잎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양념을 얇게 펴 바른 후 다시 깻잎을 덮고 양념을 바르는 식으로 반복하시면 됩니다. 이때 깻잎의 방향을 일정하게 맞추면 나중에 꺼내 먹을 때 깔끔하고 편리합니다. 양념을 너무 많이 바르면 짜고 눅눅해질 수 있기 때문에 얇게 펴 바르듯이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깻잎이 찢어지지 않도록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다루시고, 양념이 골고루 퍼지도록 신경 써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쌓은 깻잎김치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하루 정도 숙성시키면 간이 적당히 배어 훨씬 맛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깻잎김치를 만들어봤을 때는 간장을 많이 넣은 탓에 너무 짜게 되어 먹기 곤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깻잎은 얇기 때문에 양념이 금방 배어들고, 특히 진간장을 기준으로 비율을 맞추면 생각보다 짠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만들 때는 양념을 미리 만들어 조금 맛을 본 뒤, 깻잎에 한두 장만 먼저 발라 시식해 보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간을 조절하면서 담그니 깻잎의 향은 살리고 짜지 않게 조리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고, 계량을 더 신중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간장 3:물 2 정도의 비율로 시작해 보고, 이후 입맛에 맞게 조절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보관할 때는 반드시 밀폐 용기에 담아야 하며, 위에 위생 랩을 한 겹 덮어두면 냉장고의 다른 냄새가 배지 않고 깻잎 특유의 향도 유지됩니다. 꺼내 드실 때는 항상 깨끗한 수저나 젓가락을 사용하여 양념이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깻잎김치는 수분이 많거나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2주 안에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양파나 무 같은 부재료가 함께 들어갔다면 더욱 빠르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깻잎이 많이 남았다면 남은 양념에 무쳐 바로 먹는 깻잎무침 형태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처럼 깻잎김치는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으며, 소량의 정성만 들이면 훌륭한 밥반찬이 완성됩니다. 특히 혼자 사시는 분들이나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좋은 반찬이 될 수 있습니다. 깻잎김치는 고기 요리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며, 도시락 반찬으로도 잘 어울려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아이들이 먹는 경우에는 고춧가루 양을 줄여 맵지 않게 조리할 수 있고, 간장 대신 연간장을 활용하면 짠맛도 줄일 수 있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반찬이 됩니다.
처음이라도 정해진 순서대로 차근차근 따라 하신다면 누구나 쉽게 깻잎김치를 담글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깻잎의 상태와 양념 비율을 적절히 맞추고, 위생적인 보관만 신경 쓴다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만든 깻잎김치는 시중 제품보다 깔끔하고 덜 짜기 때문에 오랫동안 물리지 않고 드실 수 있습니다.